꽃길

나의 노을들/about images 2019. 9. 30. 19:18



꽃길만 걷자.
꽃길만 있으면 좋겠다.
곧 꽃길이 올 거야.


하지만 꽃길은 비포장도로라는 사실.

앞으로는 포장도로만 걷자.
포장도로만 있길 바라.
곧 포장도로가 올 거야.

이렇게 말해야할 것만 같다.



-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대사를 들은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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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하루

나의 노을들/about images 2019. 3. 29. 23:20



습한 얼굴로
am 6:00 이면
시계같이 일어나
쌀을 씻고
밥을 지어
호돌이 보온 도시락통에 정성껏 싸
장대한 아들과 남편을 보내놓고
조용히 허무하다



- 16살의 이적 ‘엄마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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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나의 노을들/about images 2019. 3. 24. 13:52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현실은 대다수의 보통사람은 그래도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마저 붕괴된 후다.

사회해체의 단계이다.

19년.
검사로서 19년을 이 붕괴의 구멍이 바로 내 앞에서 무섭게 커가는 걸 지켜만 봤다.

살탕물밖에 먹을 게 없다는 할머니가 내 앞에 끌려온 적이 있다. 고물을 팔아 만든 3천원이 전 재산인 사람을 절도죄로 구속한 날도 있다.
낮에 그들을 구속하고 밤에 밀실에 갔다. 그곳엔 말 몇 마디로 수천억을 빨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난 그들이 법망에 걸리지 않게 지켜봤다.
그들을 지켜보지 않을 땐 정권마다 던져주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받아 적고 이행했다.

우리 사회가 적당히 오염됐다면 난 외면했을 것이다. 모른 척할 정도로만 썩었다면 내 가진 걸 누리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 이상은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수 없다.

이 가방 안에 든 건 전부 내가 갖고 도망치다 빼앗긴 것이 돼야한다. 장인의 등에 칼 꽂은 배신자의 유품이 아니라 끝까지 재벌회장 그늘 아래 호의호식한 충직한 개한테서 검찰이 뺏을 거여야 한다. 그래야 강력한 물증으로써 효력과 신빙성이 부여된다.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 수백의 목숨이다.

처음부터 칼을 뺏어야 했다. 첫 시작부터.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조차 칼을 들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시간도 아니요, 돈도 아니다.
파괴된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사람의 피다. 수많은 사람의 피.
역사가 증명해준다고 하고 싶지만 피의 제물은 현재진행형이다. 바꿔야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찾아 판을 뒤엎어야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미 치유시기를 놓쳤다.

더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누군가 날 대신해 오물을 치원줄 것이라 기다려선 안 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곧 발 하나 디딜 수 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 드라마 ‘비밀의 숲’ 중 이창준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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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1888) - by Vincent Van Gogh

나의 노을들/about images 2018. 12. 12. 23:56

 

소중한 그대의 테라스가 빛나는 날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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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추억

나의 노을들/about images 2018. 12. 8. 23:37

 

 

"언니, 난 지금의 내가 너무 거지같아서"

"누군가한테 사랑받았던 일들이 전부 꿈같애."

 

"엄청 빛났던 것 같은데 단숨에 초라해졌어."

"꼭 누가 불끄고 가버린 것 같아..."

"분명히 사방이 빛이었던 한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 드라마 '한여름의 추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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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해야죠

나의 노을들/about images 2018. 10. 26. 14:35

휴일 전 날, 보고싶었던 드라마를 틀었다.

내가 알던 의학드라마의 흐름이 아니었다. 본질, 근본을 파고드는 흐름.

가끔 나오는 상황들이 사실일 거라는 생각에 불편하고 화가났다.

으아 분노의 감정이 도졌다.

 

 

 

"그럼 부원장이 지금의 명성을 그런 식으로 쌓아왔다고요?"

 

"알아봐야죠."

 

"알아봐서 맞으면?"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물은 그대로고 돌 던지는 사람만 바뀐달까요?

적발해내도, 금방 잊혀질 겁니다.

 

그래도 해야죠."

 

 

 

- 드라마 '라이프' 7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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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나의 노을들/about images 2018. 10. 24. 20:38

13년동안 문득문득 생각나는 드라마 한 편이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삼순이는 나에게 많은 인생의 조각을 보여줬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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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피질의 재앙

나의 노을들/about images 2018. 9. 24. 02:10

주말에 이불 속에서 하루종일 뒹굴뒹굴.

그러다 찾아온 지루함. 시간이 너무 안 간다.

그러고는 생각난 드라마 한 편을 PLAY.

 

 

"그 짧은 문장에 서른이란 단어를 3번이나 쓰다니... 신피질의 재앙이네요"

 

 

"네?"

 

 

"스무살, 서른. 그런 시간 개념을 담당하는 부위가 두뇌 바깥 부분의 신피질입니다."

"고양이는 인간과 다르게 신피질이 없죠. 그래서 매일 똑같은 사료를 먹고 매일 똑같은 집에서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도 우울하거나 지루해하지 않아요."

"그 친구한테 시간이라는 건 현재밖에 없는 거니까."

"스무 살이니까, 서른이라서, 곧 마흔인데. 시간이라는 걸 그렇게 분, 초를 나눠서 자신을 가두는 종족은 지구상에 인간밖에 없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나이라는 약점을 공약해서 돈을 쓰고 감정을 소비하게 만들죠. 그게 인강니 진화의 대가로 얻은 신피질의 재앙이에요."

"서른도 마흔도 고양이에겐 똑같은 오늘일 뿐입니다."

 

...

 

"권투를 빕니다."

"이번 생은 어차피 모두 처음이니까."

 

 

 

-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 1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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